빛이 있으라
 
 이지혜(생명과학 10)
 
 창세기 1장 1~5절
 
  창세기 1장 1절은 성경의 시작입니다. 성경의 대명제이기도 합니다. 이 말씀을 믿지 않고서는 성경의 그 어떠한 말씀도 믿지 못합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짧지만 정말 강력한 이 말씀, 이 말씀의 위에 우리의 신앙의 기초가 서있습니다. 이 말씀을 전재로 성경의 모든 가르침이 이루어집니다. 하나님은 창조주이시고 그 외에 다른 신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은 스스로 창조된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은 하나님이 만드셨고 하나님으로 인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실 이 말씀을 가지고 제가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 처음이 아닙니다. 작년 이맘때쯤 저는 똑같은 구절로 말씀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처음으로 전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몹시 떨리고 긴장되었습니다. 또한 말씀을 처음으로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되고 또 느끼게 되었습니다. 나 자신이 먼저 말씀에 감동을 받지 못하면 듣는 이에게도 은혜가 안 됩니다. 내가 말씀에서 은혜를 받고 그 말씀을 통해 하나님이 내게 어떤 말씀을 주시고자 하시는지 깨달아야 합니다. 두 번째로 이 말씀을 묵상하며 저는 생각하였습니다. 어떻게 하면 새롭게 이 은혜를 전달할 수 있을까? 하지만 무언가를 새롭게 하려는 부담감을 가지고는 말씀에만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이 말씀을 통해 내게 어떤 은혜를 주시고자 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서 그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지금부터 제가 받은 은혜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창세기에는 이 세상의 시작을 자세하게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손이 다듬기 전 이 땅은 어떠했을까요? 2절을 보면 잘 나와 있습니다. “땅은 혼돈하고 공허하며”라고 되었습니다. 이뿐 아니라 깊은 흑암이 뒤덮고 있었다고 나와 있습니다. 흑암이라는 것을 생각해본 신 적이 있으신가요? 어두움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한명도 없습니다. 어두컴컴하거나 음습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은 있어도 아무것도 안 보이는, 완전한 어둠속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 단 한명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창조가 있기 전 이 세상에는 이런 깊은 어두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하나님의 영이 이 어두움 가운데서도, 수면 위에 운행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은 빛의 하나님이지만 어둠도 다스리고 품으시는 하나님이신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얼핏 봐도 엉망진창이었던 이 세상을 모두 품으시고 더 좋은 것으로 만드시기 위해 빛을 창조하셨습니다. 이 빛이 있기 전 세상은 하나님을 만나기 전 우리의 마음 상태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없는 우리의 마음은 공허하고, 혼돈하고 어둡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원래 인간은 빛을 좋아하는 존재이고 하나님과 함께 해야만 온전해 질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빛과 함께 있어야 할 존재인 인간이 빛과 멀어져 어두움 속에 갇히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생각만 해도 무섭습니다. 어두움을 주제로 한 공포영화도 많이 나옵니다.
 “Vanishing”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어두움이 사람들을 심판하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어두움 속으로 사람을 끌고 가 먹어버리는 것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저는 물리적으로도 무섭지만 영적으로 어두움에 먹혀버리는 것이 얼마나 비극인지 깨달았습니다. 대놓고 어두움이 온다면 도망이라도 가겠지만 마음속에 찾아오는 이 어두움은 슬금슬금 다가와 조금씩 마음을 긁어먹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람은 점점 더 마음을 닫고 하나님께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마음이 어둠에 사로잡힌다고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 말했다시피 하나님은 어둠도 다스리시고 품으시는 위대한 창조주이십니다. 우리 마음 안에 있는 어두움을 보시고 그것조차도 품으셔서 결국에는 빛을 가지고 오십니다. 태초에 어두움이 가득했던 이 세상에 빛을 창조하셨듯이 우리 맘 안에도 빛이 임합니다. 3,4절을 읽어볼까요?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빛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빛과 어둠을 나누사” 하나님은 빛을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나와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저자는 하나님의 특성을 빛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 나오는 빛은 어떠합니까? 어두움이 깊은 세상 가운데에서 하나님은 빛을 창조하십니다. 모든 것을 비추는 이 빛은 어둠과 혼돈을 질서로 바꾸었습니다. 땅을 생명이 살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여기에 나오는 빛은 단순한 광명이 아닙니다. 모든 빛의 근원이 되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창조되어 세상에 질서를 가지고 온 힘입니다. 과학을 공부하는 여러분들은 빛의 중요성을 잘 아실 겁니다. 온기와 따뜻함은 물론 지구의 에너지가 되는 빛은 생명을 유지시킵니다. 지금 당장 해가 사라지고 그로 말미암아 빛이 사라진다면 얼마 안 되어 이 지구의 모든 것이 죽을 것입니다. 우리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빛을 떠나서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빛이 우리 마음에 어떻게 임할까요? 아담과 하와의 죄로 인간은 더 이상 피를 흘리지 않고서는 하나님께 다가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세계를 만드신 그 위대한 창조주는 우리 같은 하찮은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님을 주셨습니다. 그는 세상의 빛이요, 우리의 죄를 영원히 사할 구세주셨습니다. 요한복음 1장 9절에는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참 빛 곧 세상에 와서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예수님은 이 어두운 세상을 비추시는 진정한 빛입니다. 그는 하나님인데도 불구하고 이 땅에 오셔서 우리와 함께 하셨습니다. 예수님을 진정으로 영접하면 우리 마음에 영원히 사라지지 아니할 빛이 임하게 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이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하는데 바로 빛 되신 예수님을 우리 마음에 간직하지 않으면 우리는 결코 진정한 제자다운 삶을 살지 못합니다.
 
  제가 처음에 학교생활을 시작했을 때 그리 순탄치는 않았습니다. 대학생활이 무엇인지, 한국에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몰랐던 저는 나름대로 일을 잘 처리한다고 생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았습니다. 특히 학업생활은 밑바닥을 쳤고 결국에는 기대를 하던 2학년 첫 학기에 좌절을 하고 말았습니다. 진전되지 않는 내 상태를 보고 저는 깊은 절망감에 빠졌습니다. 특히 이번 여름 방학은 너무나도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가족들이 다시 다 떠난 뒤 저의 마음에 공허함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과연 이번 학기는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몰아닥쳤습니다. 하나님이 작년에도 저에게 이 말씀을 주셨는데, 이번에도 동일한 말씀을 주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꼭 필요한 것을 하나님이 주시고 계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말씀을 준비하면서, 하나님이 왜 이 구절을 저에게 강조하시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아직도 알아가야 할 것이 많고 앞으로도 훨씬 성숙해져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지금 온전히 깨닫지 못하는 것을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하나씩 하나씩 밝혀나갈 것을 믿습니다. 요한복음 9장에 보면 태어날 때부터 맹인이던 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3절 말씀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이 사람이나 그 부모의 죄로 인한 것이 아니라 그에게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라. 때가 아직 낮이매 나를 보내신 이의 일을 우리가 하여야 밤이 오리니 그 때는 아무도 일할 수 없느니라.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에는 세상의 빛이로라.” 사람들은 그가 죄를 지어서 혹은 부모님이 죄를 지어서 벌을 받아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예수님은 그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기 위해 그랬다 하셨습니다. 이 맹인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기 위해 평생 동안 맹인이었던 것처럼 저의 힘들었던 대학생활도 다 하나님이 그 때에 드러내실 영광을 위한 것이라 믿습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이 모든 상황이, 이 모든 일이 다 하나님이 나를 위해 계획하신 더 위대한 일을 위한 과정이라 믿고 기도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빛의 지배를 받지 못하면 우리는 죽음의 세력에 사로잡힙니다. 저도 한동안 아주 큰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살아서 뭘 할까 고민도 많이 하고 가끔이지만 학교도 때려치우고 어디론가 가버리고 싶은 마음도 생겼습니다. 도피심리가 극에 달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제 곁에서 저를 바라보고 계셨지만 제가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빛의 성질 중에 주위에 닿는 것 모든 것을 밝히는 것과 모든 것을 꿰뚫는 것이 있습니다. 결국 저는 빛에 압도당하여 하나님께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왜 창조주 하나님이 나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알고도 전 좌절하며 어두움에 머물렀을까요? 그건 바로 죄 때문입니다. 제 안에 있는 죄악스러운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빛으로부터 도망 다닌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면 정화의 빛으로 하나님은 저의 마음을 치료해 주셨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야광 빛과 같습니다. 야광 빛은 자체로 빛을 내기 보다는 다른 어떤 광체에서 빛을 받아 발산을 합니다. 어두움 속에서는 잠시 빛나지만 오래 두면은 서서히 빛을 잃기 시작합니다.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힘을 받아야 빛을 낼 수 있습니다.
 
  아직도 제가 갈 길은 멀고 험난합니다. 2학기는 특히 1학기보다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입니다. 사실 지금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이 말씀을 저에게 다시 주신 것 같습니다. 이 말씀에 힘입어 다시 빛을 발하며 앞으로 나아가라고 응원을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비록 마음이 공허하고 혼란스러우나 모든 것을 밝히는 그 한줄기의 빛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빛 되신 예수님은 여기 있는 한사람 한사람을 너무나 사랑하셨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마음 가운데에 임하셔서 여러분을 인도하는 빛이 되고 싶어 하십니다. 여러분도 이 빛을 따라 하나님과 함께하는 가을학기를 보내시길 바랍니다. 아멘.